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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군맥은 첫째 소수의 충암고 출신, 둘째 근무 인연이 있거나, 셋째 김용현의 인사 혜택을 받은 영관·장성급 장교들을 합친 집단으로 보는 게 맞다. 그래서 나온 말이 ‘용현파’다.”
국방부 출입 22년 경력의 안보전문기자 출신 박성진 ‘안보22’ 대표가 신간 ‘용산의 장군들’(메디치미디어)을 통해 윤석열 군부의 핵심 세력 실체와 이들의 카르텔, 충암·용현파를 둘러싼 성격 분석과 더불어 친위 쿠데타 계획의 막전막후를 드라마틱하게 파고든다. 저자는 “특히 수 나루토 예상 방사 제55경비대대(현 55경비단) 출신들과의 관계가 끈끈하다. 민간인 신분으로 12·3 불법계엄 사태를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육사 41기) 전 정보사령관도 김용현이 대통령 집무실을 경호하는 제55경비대대 소령일 때 대위로 함께 근무했다 ”고 분석했다. 그는 “ 12·3 비상계엄에 병력을 출동시킨 곽종근(육사 47기) 특전사령관과 이진우(육사 4 단기코픽스 8기) 수방사령관, 문상호(육사 50기) 정보사령관 등도 ‘용현파’로 분류된다”며 “결과적으로 ‘용현파’는 윤석열 정권에 급부상한 ‘미니 하나회’였다. 비상계엄 실패 이후 이들 대다수는 조사 및 수사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윤석열 군부와 12·3 비상계엄의 실체를 마산자동차담보대출 파헤치는 한편으로 거시적으로 한국군의 뿌리 깊은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까지 제시한다. 책은 윤석열 군부의 핵심 세력은 누구이며, 이들이 어떻게 빌드업(예비 공작) 과정을 거쳐 불법계엄 사태를 만들어갔는지를 자세히 들려준다.
저자는 1부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브로맨스’에서 김용현 전 장관을 윤석열 정권에서도 대표적인 충성파 인사로 분석했다 경희대 대학원 . 김 전 장관은 2022년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을 맡아 대통령실 이전의 실무를 맡았다. 이후 초대 경호처장을 거쳐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
박 대표는 “김용현 전 장관은 결론이 난 문제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성격”이라며 “ 마치 특전사 핵심가치 구호처럼 ‘안 되면 되게 하 개인회생 신청가능조건 라’는 식”이라고 분석했다. 저자는 “그는 ‘안 되는’ 이유를 버리고 결과를 내는 ‘방법’에만 몰두한 군인이었다. 대신 부작용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스타일이었다”며 “청와대의 이전과 12·3 비상계엄 강행의 공통점은 그 부작용을 무시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 후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 앞에서 유튜브를 통해 윤 대통령의 국회 점거 지시를 폭로한 계엄군 수뇌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 대한 저자의 평가 역시 냉정하다. 저자는 4부 ‘12·3불법계엄 사태로 무너진 윤석열 군부’에서 “곽 사령관이 ‘설사’를 했다”고 폭로한다.
“곽 사령관은 ‘상부의 지시다.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라고 명령하는 대신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달하는 것으로 통화를 끝냈다. 이런 경우 군 간부들은 흔히 ‘설사했다’라는 은어적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지휘관이 사후 있을지 모를 책임 논쟁을 피하기 위해 확실한 지침을 주는 대신 ‘면피성’으로 상부 명령의 전달 통로 역할만 하는 경우다. 당시 곽 사령관은 ‘설사’를 한 것이다.”
계엄 발표 6시간 만에 막을 내린 친위쿠데타의 실패 원인에 대해 저자는 ‘5부 12·3 불법계엄 사태가 남긴 것’에서 3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군 장성들이 쿠데타와 관련해서 하는 농담이 있다. 한국군이 쿠데타를 할 수 없는 ‘3대 이유’다. 첫째가 휴대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할 수 없다. 둘째는 수도권의 교통체증 때문에 병력 이동이 어렵다. 셋째는 교통체증을 피하려면 공휴일에 거사를 해야 하는데, 그날은 장군들의 군 골프장 라운딩이 잡혀 있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조크의 핵심은 병력 이동의 어려움이다.”
박 대표는 비상 계엄 전조를 ‘회색 코뿔소’에 비유했다. 위험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해 결국 큰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자는 “12월 3일 발생한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을 놓고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몇 달 전부터 ‘회색 코뿔소’를 경고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 힘은 계엄령을 터무니없는 음모론으로 치부하다 허를 찔렸다”며 “여당에게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인 사건을 뜻하는 ‘블랙 스완’이었다”고 했다.
저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뿐 아니라 한국군의 뿌리 깊은 문제는 진급을 미끼로 한 충성경쟁에 있으며, 이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어온 고질병”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지장, 덕장, 용장보다 ‘운장’이 우선하는 한국군,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의 참모총장이 대부분 임기 2년을 채우기 어려운 게 한국군의 현실”이라며 “ 윤석열의 장군들이 왜 ‘정당한 명령’이 아님에도 계엄령을 따랐는지에 대한 답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자난해 10월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대호하는 모습 . 연합뉴스
저자는 “미군에 견주면 장군 임기가 ‘파리 목숨’보다 못한 한국군이다. 정권이 바뀌면 지난 정권에서 잘나갔던 장군들은 진급에서 대부분 아웃된다. 대장들은 전멸이다”며 “그 과정에서 군 인사는 정권의 코드에 맞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인사가 된다. ‘줄서기’를 잘해 진급하는 ‘운장’이 최고”라고 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이 군 인사에서 수뇌부의 임기를 보장하고 정치권의 개입을 막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권력에 물든 장군들을 솎아내고 군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군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트럼프의 군대 출동 명령을 거부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의 사례는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바를 시사한다”고 했다. “국방장관의 역할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방 철학을 교감하기 위해 대통령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며, 장교 교육과정에 ‘시민으로서의 군인’ 교육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저자는 부록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에서 국방부 출입기자 시절 처음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서 청와대 용산 이전을 제안한 비화를 통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진실에 접근한다.
“그다음 날 김용현에게 갑작스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청와대가 용산으로 가면 국방부를 어디로 옮겨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얘기를 꺼냈다. (중략)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옮기는 데는 검토할 사항이 많은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하게 준비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실 이전의 경우 100개 중 하나라도 놓치면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타격이 크고, 당선인이 임기 첫날부터 시간표에 스스로를 얽매이게 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했던 얘기다. 그는‘알겠다’면서 전화를 끊었지만,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임을 직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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