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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음.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발견 시 접근하지 마시고 군부대(1338)나 경찰에 신고 바랍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많은 시민들이 받아봤을 재난 문자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쓰레기풍선이 처음 떨어진 건 2024년 5월 28일. 당시 북한은 국내 탈북민 단체들의 전단 살포에 맞대응해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 새로운 도발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딱 1년이 지난 오늘, 북한은 더 호남솔로몬저축은행 이상 남한을 상대로 한 도발에 집중하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좋아서가 아니다. 남한을 '한국'이라고 부르며 '남 취급'하듯 거리를 두기 때문이다. 70년 분단의 역사에서 남북관계는 수시로 냉탕과 온탕을 오갔지만, 지금처럼 북한이 남한에 '무관심 전략'을 구사했던 전례는 드물다.
표면적으로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23년 연말 "남북은 새마을금고 제2금융권 적대적인 두 국가"라며 '통일을 지향하던 특수관계'인 남한을 '타국'으로 대하기 시작하면서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두 국가' 선언 이후로도 남한을 향한 도발을 지속했다. 북한이 이상하리만치 조용해진 건 작년 12·3 비상계엄 이후부터였다.
북한은 계엄 엿새 전인 작년 11월 학술연구용역 원가계산 28일에도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그런데 비상계엄 이후 풍선 살포는 완전히 중단됐다. 관영매체를 동원한 대남 비난·선전전도 비상계엄 이틀 뒤인 작년 12월 5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남한의 혼란을 대남 선전전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지만, 북한이 현재의 남한을 '상대할 만한 상대'로 여기지 않 상가 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세를 가하지 않아도 북한 정권이 원하는 상황이 남한에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기 대선을 약 일주일 앞둔 지금도 북한은 여전히 잠잠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괴뢰 보수패당의 재집권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노골적인 입장을 피력하던 것과는 대비된다.
특기사항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2025.5.23/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사실 남북관계에 대한 무관심은 북한 만의 상황은 아니다. 급하게 열린 대선이라지만, 각 정당 후보의 통일·대북 정책은 대부분 후순위에 머물러있거나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관계 회복을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지금 상태서는 매우 어렵다"며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한미 핵 공유 추진'과 '미군 전술핵 재배치 논의' 등 북핵 억제를 위한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내걸면서도 통일과 관련된 공약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통일부 폐지론'을 들고 나오면서 남북관계의 '회복'이 쉽지 않다는 인식을 보였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남북 양자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국제정세의 진전에 따른 '부수적' 요인일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가 실제 현실화될 경우 '한국 패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갈등이 장기화되고, 북미 양자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미국이나 북한이 우리를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 정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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